우리 삶에는 걱정이 많을까 근심이 많을까. 어릴 때 나는 내 스스로의 사전(dictionary)을 만들고 싶어했었다. 그 때부터 이미 남들과는 다른 시각으로 사물을 바라 볼 수 있는 자신이 있었는지도..ㅎㅎ 그리고 그런 자신감을 뽐내고 싶었던 관종끼도 있었던 듯 하다. 사춘기 시절에 읽었던 소설 '개미'의 작가인 베르나르베르베르의 청소년때에 썼던 사전이 모티브가 된 것도 있었을 듯 하다. 하지만 글쓰고 그것을 정리하는 데에는 대단한 의지와 열정이 필요하고 거기에 장시간의 노력이 투영되어야 하니, 물론 시도조차 하지 않았다. 혹시 지금처럼 컴퓨터와 언제든 싸지를 수 있는 이런 익명의 블로그가 있었다면, 달라졌을 수도.. (역사에 만약은 없으니 ㅎㅎ) 무슨 이야기를 하려고 이러냐면, 내 스스로 정의내리는 걱..
전에 다니던 투자회사의 오너는 매주 월요일 아침에 전 사원이 (심지어 해외지사 투자심사역들까지; 시차무관) 참여하여 한 주간의 업무와 이슈에 대해서 돌아가면서 이야기하도록 하였는데, 특히 매월 첫째주 월요일에는 모두가 '의무적으로' 돌아가면서 이야기를 했어야 했다. 1분 스피치, 5분 스피치 같은 형식이 정해져 있는 건 아니었지만, '모두'가 한 문장 만이라도 말해야 한다는 원칙은 있었다. 큰 타원형의 회의테이블에 둘러 앉아서, 해외 지사와는 비디오 컨퍼런스 콜로 연결하여 모두가 돌아가며 이야기하는 그 분위기는 한 명이 끝나면 반시계 방향의 그 옆 사람에게 turn이 돌아가는 상황이라, 마치 엠티에서 자기소개하기같은 느낌이면서도 은근 압박감이 몰려오는 그런 분위기가 있었다. 나 역시 태생이 많은 사람 앞..
허구라고는 하지만 어느 정도 사실을 바탕으로 한다는 소설이나 영화에서 현재의 코로나 상황을 배경으로 다뤘다면 그리고 그것을 2019년도의 대중들이 봤다면, '부산행' 장르의 한 장르로 치부할 정도로 그냥 영화에서나 (또는 소설에서나) 있을 법한 일로 생각했을 듯하다. 그렇게 겪어보지 못한 한 해를 보내면서 내 나름대로는 여러가지 당면한 과제를 성실히, 하지만 만족할만한 성과를 보이지는 못한 채, 결국 2021년을 맞았다. 시간은 연속성을 갖지만 인간이 의미부여한 하루, 한 달 그리고 한 해의 묶음이 새삼 모순스럽게 느껴지다가도 묶음의 끝과 시작이 연결되는 즈음에 뒤를 돌아보고 앞을 준비하는 나를 발견하면서, 세대를 거듭하며 내려오는 '시간의 단위'라는 것이 선대의 위대한 삶의 지혜였음을 깨닫곤 한다. 내..